10대나 20대가 새로이 만든 암호 같은 단어들을 하나씩 놓치지 않고 배워야 하는 나이 든 세대들에게 어려운 단어가 매일매일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을 서핑하자면 이런 신조어를 모르면 영어를 모르면서 외화를 보고있는 것과 피차일반이다. 이번에는 비교적 알아듣기는 쉬운 단어인 ‘쌩얼(또는 생얼)’ 이 한차례 유행이다. ‘쌩얼’이라면 ‘생 얼굴’ 즉 화장을 하지않은, 가공하지 않은 원래의 얼굴 그대로를 말하는 것으로 쉽게 짐작이 된다
‘생얼’이 등장한 이유는 화장빨이나 캠빨로 사기당하는 느낌을 준 많은 사람들에게 출발선에서 진정한 자웅을 가리자는 공감을 얻은 때문으로 생각된다. 방송에서 예쁜 여자 연예인들이 어디에 숨어 있다 나타났는지 부지기수로 쏟아지는 현실에서, 진품과 짝퉁을 구별해 보겠다는 무의식이 작용한 트렌드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요즘은 연예인들중 어느 정도 외모에 자신이 있으면 TV에 생얼을 들이밀고 있다.
얼핏 생얼이라는 단어가 외모 지상주의(Lookism)에 반기를 드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Lookism의 한계점까지 온 게 아닌가 생각되는 단어이다. 오히려 이제는 화장으로도 커버하기 어려운 단점까지 낱낱이 까놓고 비교해 보자는 이야기이므로, 화장품 회사들은 전혀 반갑지 않은 유행이겠지만 ‘원판’이 예쁜 사람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겠다는 의미가 된다.
Lookism 때문에 항상 욕을 먹게 되는 분야가 성형외과의 분야인데, 쌩얼 트렌드와 성형과의 관계는 어떨까. 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로도 자신 있을 정도가 되려면 우선 피부가 곱고 밝은 쪽이 유리하겠다. 따라서 앞으로 미용 피부과 영역에서는 반색을 할 일이다. 혹시 피부과 전문의들이 이런 단어를 만들어 낸 건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화장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눈이나 코, 얼굴이 조화롭게 자리잡은 순수 얼짱들이 유리한 지점이다. 화장빨로 조명빨로 캠빨로 얼굴의 단점을 커버하던 짝퉁 얼짱들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 원래 눈이 크고 속눈썹이 길고 코가 오똑하다면 반가운 일이겠지만 눈물겹게 장시간 화장하여 ‘작품’ 만드는 장인(?)들은 떨떠름한 유행이 아닐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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